고기 한 점을 5분 동안 씹고, 수저를 열 번도 들지 않은 채 한 끼 식사를 마칩니다.
아침 겸 점심으로 라떼 한 잔을 마시고, 바나나 한 개를 온종일 먹는 이들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아닌, 소식가입니다.
[산다라박·김소현 / '밥맛없는 언니들' 中 : 잘 먹었습니다.]
적게 먹는 사람들의 1인자, 이른바 '소식좌'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.
당황스러울 정도로 적은 식사량과 보는 사람마저 식욕이 뚝 떨어지는 무미건조한 표정들이 대중들이 느끼는 웃음 포인트입니다.
제작자들의 역할은 소식가들의 섭취 열량을 존중해주면서 건강하고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줄 뿐입니다.
[오안익·심청·정혜진 / 샌드박스 '밥 맛 없는 언니들' PD : 이분들이 많이 먹든 적게 먹든 강요하지 말자. 이분들을 많이 먹게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기 보다, 먹는 걸 많이 경험하게 해드리는 게 기획 의도이기 때문에요.]
유통업계도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.
최근 편의점 업계는 용량도 값도 절반으로 줄인 상품을 내놓으며 소식가들과 다이어트 족 잡기에 나섰습니다.
[김태언 / GS 리테일 경영지원본부 : 기존에는 편의점 음식들이 값싸고 양 많은 상품 위주로 선호했던 소비 트렌드가 있었는데요. 최근에는 운동도 열심히 하시고 적게 먹는 습관이 붙은 소비자들이 많다 보니깐 (소식좌 컵밥을 출시하게 됐습니다.)]
소식이 먹방 콘텐츠 계의 게임 체인저가 된 건 한꺼번에 많이 먹는 기존 방송에 대한 피로감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.
또, 남보다 적게 먹는다는 이유로 숱한 오해와 눈치를 샀던 소식가들의 환영을 받는 것은 물론,
가볍고 천천히 골고루 먹는 게 더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식습관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.
[이은희 /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: 소식좌 방송을 보면 그걸 보고 자극을 받아서 일정 기간 자기가 먹는 걸 조절할 수 있는(좋은 계기가 되는 거죠.)]
극단적인 절식은 지양해야 하지만, 입 짧은 소식가들의 식습관이 조용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.
YTN 차정윤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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